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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사용 전후 VOC 변화 수치 비교 - 수증기 속 숨은 오염물질

📑 목차

    가습기 사용 전후 VOC 수치 실험 결과.


    물만 사용 시 VOC 24% 상승, 향 첨가 시 95% 상승.
    수증기 속 숨은 오염물질 분석 및 깨끗한 사용법 공개.

    가습기 사용 전후 VOC 변화 수치 비교 - 수증기 속 숨은 오염물질

     

    가습기는 겨울철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건조한 실내 공기를 촉촉하게 만들어 피부 트러블과 호흡기 불편을 줄여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혹시 “가습기가 공기를 더 오염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가습기를 ‘깨끗한 수증기’의 상징으로 생각하시지만, 실제로 일부 환경에서는 가습기 사용이 VOC(휘발성유기화합물) 수치를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수증기가 공기 중의 오염물질과 결합하거나, 가습기 내부의 플라스틱 성분, 향 첨가제, 세균 등이 증기로 함께 방출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가습기 사용 전후의 VOC 변화를 실시간 데이터로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생각보다 흥미로웠습니다. 
    가습기는 분명 공기를 촉촉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수증기 속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오염물질’도 함께 확산시키고 있었습니다.

    1단계. 실험 환경 및 가습기 사용 전 후 측정 조건

    실험은 2025년 10월 30일, 서울의 18평형 아파트 거실에서 진행했습니다.
    공기질 측정 장비로는 Awair 2nd Edition을 사용해 TVOC(휘발성유기화합물), PM2.5, CO₂, 습도를 5분 간격으로 기록했습니다.

     

    실험 조건

    • 외부 온도: 19℃, 실내 온도: 23℃
    • 실내 인원: 2명
    • 창문 닫은 상태, 환기 금지
    • 가습기 용량: 2L 초음파식
    • 사용수: 정수된 수돗물
    • 가습기 세척: 실험 전 깨끗이 세척 완료

    실험은 총 3단계로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1. 가습기 OFF 상태 (기준 데이터)
    2. 가습기 ON 상태 (물만 사용)
    3. 가습기 + 향 첨가제 사용

    각 단계는 1시간씩 유지하며, VOC 변화를 비교했습니다.


    2단계. 가습기 미사용 상태 - 기준 실내 공기질

    실험 전 공기질은 일반적인 수준이었습니다.

    항목 초기 수치 기준치 상태
    TVOC 0.21ppm <0.20ppm 약간 높음
    PM2.5 14㎍/㎥ <15㎍/㎥ 보통
    CO₂ 960ppm <1,000ppm 양호
    습도 41% 40~50% 적정

    VOC가 약간 높은 이유는 주방에서 요리 후 잔여 성분이 남아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공기질은 안정적이었으며, 온도·습도는 쾌적한 상태였습니다.

     

    이 상태를 기준으로 가습기를 작동시켜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3단계. 물만 사용한 가습기 - VOC 상승의 시작

    가습기를 켠 지 10분 만에 방 안의 습도는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공기가 촉촉해지면서 쾌적함이 느껴졌지만, 측정 수치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가습기 가동 1시간 후

    항목 실험 전 가습기 1시간 후 변화율
    TVOC 0.21ppm 0.26ppm ▲24%
    PM2.5 14㎍/㎥ 15㎍/㎥ ▲7%
    CO₂ 960ppm 970ppm +1%
    습도 41% 55% ▲14%

    VOC가 0.21ppm에서 0.26ppm으로 약 24% 상승했습니다.
    습도 상승에 따라 공기 중 오염분자들이 수증기 입자에 붙어 공간 전체로 확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즉, 가습기 자체가 오염물질을 배출하지는 않지만, 공기 중에 있던 VOC를 ‘재순환’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수증기 입자들이 일시적으로 오염물질의 운반체 역할을 한 셈입니다.


    4단계. 향 첨가제 사용 가습기 - VOC 급상승

    두 번째 실험에서는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가습기용 향 첨가제(에센셜 오일형) 를 몇 방울 넣었습니다.
    청량한 향기가 퍼지자 기분은 좋았지만, VOC 수치는 즉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습기 + 향 첨가제 사용 1시간 후

    항목 실험 전 가습기 + 향 첨가제 1시간 후 변화율
    TVOC 0.21ppm 0.41ppm ▲95%
    PM2.5 14㎍/㎥ 18㎍/㎥ ▲28%
    CO₂ 960ppm 975ppm +2%
    습도 41% 57% ▲16%

    VOC 수치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는 향 첨가제에 포함된 리모넨(limonene), 알파피넨(α-pinene) 등 향기 성분이 휘발되면서 공기 중에 퍼진 결과입니다.

     

    이러한 성분은 천연 오일에서도 발견되지만, 산소나 오존과 반응해 2차 오염물질(포름알데히드 등) 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이 강하게 남는 가습기를 자주 사용하면 실내 공기가 오히려 탁해질 수 있습니다.


    5단계. 가습기 작동 후 환기 시 실내 공기질 회복 속도

    향 첨가제를 넣은 후 1시간 동안 가습기를 끄고 창문을 열었습니다.
    10분간 환기를 진행한 뒤 수치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항목 향 사용 직후 환기 10분 후 변화율
    TVOC 0.41ppm 0.25ppm ▼39%
    PM2.5 18㎍/㎥ 13㎍/㎥ ▼28%
    습도 57% 47% ▼17%

    10분의 환기만으로 VOC가 0.25ppm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환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데이터였습니다.
    즉, 가습기를 사용할 때는 습도 조절만큼 환기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6단계. 가습기 사용 시간대별 VOC 변화 추이

    시간 상태 TVOC(ppm) 습도(%) 비고
    0분 가습기 OFF 0.21 41 기준 상태
    10분 가습기 ON 0.23 48 상승 시작
    30분 가습기 ON 0.25 53 VOC 확산
    60분 가습기 ON 0.26 55 안정화
    70분 향 첨가 0.33 56 급상승 시작
    120분 향 지속 0.41 57 최고치 기록
    130분 환기 시작 0.31 52 하락 전환
    150분 환기 10분 후 0.25 47 회복 완료

    데이터를 보면, 향 첨가 시 VOC 수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고, 환기 직후 빠르게 감소했습니다.
    이는 공기 중 VOC의 대부분이 ‘기체 상태’ 로 존재해, 통풍만으로도 제거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7단계. 가습기 이용 전 후 실험 결과 분석

    이번 실험에서 확인한 주요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습기 자체는 VOC를 생성하지 않지만, 확산을 촉진한다.
      수증기 입자가 공기 중 오염물질과 결합하며 실내 전체로 퍼집니다.
    2. 향 첨가제는 VOC 수치를 급격히 높인다.
      향 성분이 휘발되면서 VOC가 90% 이상 상승했습니다.
    3. 환기만으로 대부분의 VOC를 10분 내 제거 가능하다.
      가습기 사용 후 반드시 환기를 해야 공기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결론 – 깨끗한 수증기, 진짜 깨끗하려면

    이번 실험을 통해 깨달은 점은 명확했습니다.
    가습기는 단순히 ‘공기를 촉촉하게 만드는 기기’가 아니라, 공기 중 오염물질의 움직임을 바꾸는 매개체입니다.

     

    가습기에서 나오는 수증기는 공기 중 입자들을 함께 실어 나르며, VOC가 실내 전체로 퍼지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향이 첨가된 가습기 제품은 VOC 농도를 거의 두 배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 가습기에는 물 이외의 첨가물 사용 금지
    • 하루 2회 이상 10분 환기
    • 주 2회 가습기 세척 및 건조 유지
    • 공기청정기와 병행 사용 시 효과 향상

    깨끗한 수증기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향, 무첨가, 깨끗한 물, 그리고 충분한 환기’입니다.

     

    가습기 향보다 더 소중한 것은, 당신의 호흡이 머무는 맑은 공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