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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평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 잘 용서하지 못하는 나조차, 이 책은 다그치지 않았다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서평 - 다그치지 않고 그저 안아주는 책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너그러운 사람이 못 됩니다. 흔히 가장 큰 복수는 용서라고들 하지만, 소인배인 저에게는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살다 보면 나를 음해하는 사람도, 손해를 끼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런 이들까지 다 이해하고 품을 만큼 넉넉하지 못합니다. 지금도 저에게 호전적이거나 인성이 나쁜 사람에게는 가차 없이 응징하는 편이고요. 그런 제가 이 책을 읽었습니다.

태오 작가의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는 삶과 사랑, 다정함을 담은 위로의 에세이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위안이 전해지는 책이죠. 그런데 이 책이 특별했던 건, 저처럼 모난 사람조차 다그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정신 차려'가 아니라 '그래도 괜찮아'

언젠가 화면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 말 없이 그저 꼭 안아주는 모습. 상대가 험하게 살아온 사람이었는데도, 그 뾰족하던 표정이 스르르 풀리며 눈물을 흘리더군요. 단지 안아줬을 뿐인데 그 품이 그렇게 따뜻했던 모양입니다. 이 책은 꼭 그런 '안아줌' 같은 책이었습니다.

무작정 착하게 살자고 지루하게 설교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후회하지 말고, 용기 내지 못했던 일을 꼭 해보라고 등을 떠밉니다. 그게 싫지 않았습니다. 돌아보니 저는 해보지 못한 일이 너무 많았더군요. 작가의 말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말뿐인 위로일지언정, 위로받지 못하는 마음보다야 위로받는 마음이 낫기 때문이고.

이 한 문장이 책 전체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거창한 해결책을 주지는 못해도, 지친 사람의 어깨를 가만히 감싸주는 것. 요즘처럼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아'라는 말이 넘쳐나는 세상에, '그래도 괜찮아'라며 안아주는 책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안쓰러워진 나를 바라보며

이 책을 읽으며 뜻밖에도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내세울 만한 배경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변변찮은 프로필만 지닌 채 살아온 저는, 사랑이나 용서보다는 불평과 불만, 긴장의 연속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문득 안쓰러워졌습니다.

작가는 책을 네 갈래의 마음으로 나눠 건넵니다. 당신이 더 잘 살기를, 당신과 행복하기를, 당신이 아프지 않기를, 그리고 당신을 아껴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중에서도 "노력이 나를 배신한다고 해도" 같은 대목이 오래 남았습니다. 최선을 다하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그 좌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이야기하거든요. 내 잘못이 아닌 일에 굳이 죄책감을 짊어지지 말라는 다독임도요.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건, 나를 아끼는 것이 곧 삶을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단순한 진실입니다. 저처럼 자신에게조차 모질었던 사람에게는, 그 단순함이 의외로 묵직하게 와닿았습니다.

이런 책이 필요한 세상

과거보다 분명 풍요로워진 세상인데, 우리는 여전히 힘듭니다. 미래가 없다며 일찌감치 희망을 접는 청년들이 늘고, 아무 연고 없는 사람을 해치는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립니다. 다들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부추기지만, 정작 손 내밀어 도와주는 일은 드뭅니다.

그래서 이 책 같은 존재가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해결책을 주진 못해도, 적어도 곁에 앉아 함께 있어주는 책. 사는 일, 살아내는 일은 참 버겁습니다. 남의 눈치 안 보고 살아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요. 그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거창한 조언이 아니라 그저 '괜찮다'는 한마디일지 모릅니다.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

가장 좋았던 점은 위로의 방식입니다. 가르치려 들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그저 곁에 있어주는 태도가 책 전체에 깔려 있습니다. 글이 짧고 독립적이어서 지친 날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기 좋고, 필사하거나 선물하기에도 어울립니다.

아쉬운 점도 솔직히 짚자면, 위로 에세이라는 장르가 으레 그렇듯 메시지가 다소 보편적이고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라' 같은 말은 이런 책들에서 자주 만나는 문장이기도 하니까요. 날카로운 통찰이나 새로운 관점을 원하는 독자라면 다소 밋밋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이 책은 새로움을 겨루는 책이 아니라, 지친 마음을 안아주려는 책입니다. 그 목적에는 충분히, 그리고 다정하게 충실합니다.

최근 마음이 자주 무너지는 분, 자신에게조차 모질게 굴고 있는 분께 권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잘 용서하지 못하고 날을 세우며 사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좋겠다'고 조용히 말을 건넵니다. 그 마음이 전해져서, 책장을 덮을 무렵 저는 조금 덜 뾰족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독서 경험과 감상을 담은 서평이며, 책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